눈물나게 우울한 나날들


갑자기 인생이 급격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먼저, 갑자기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러면서 주변 정황이 너무나도 많이 바껴버렸다.
원래 후배 한명, 선배 한명 이렇게 세명이서 완전 붙어다녔었는데,그 중 한 사람을 잃었고, - 도대체 왜!! 난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고, 나한테 남자친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순식간에 소원해져야할 이유도 역시 모르겠고 그래서 난 무작정 서운한 것이다. 우리의 우정이 그렇게 얄팍한 것이였나?

어쩌면 내가 만인의 연인 개념이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서운한 것인가? 아직 옆에서 지켜주고 있는 나머지 한 명은, 서운해하는 티를 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바껴야만 하는 것이지??

사실 그 분 때문에 모든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고, 우울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일 하나만 있으면 말을 안하겠는데,
룸메는 자꾸만 그 이상한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가 붙었다가 헤어졌다가 붙었다가 하는 소동을 일으켜대고 있으니..
먼 일만 나면 연구실에 있다가 집에 뛰어갔다가 연구실에 다시 왔다가 하는 행동을 저지르고 있으니 슬슬 피곤할 뿐더러 지쳐가기 시작했다. 정말 맘 같아서는 신경안쓰고 싶은데 그런 관계도 아니고..
솔직히 내가 시간이 남아돌아서 얘랑 맨날 같이 놀고 그럴 수 있으면 강력하게 걔를 다시는 못만나게 하면서 내가 놀아주면 그만인데, 헤어지고 나니까 심심한데, 그렇다고 그 심심한 시간을 내가 놀아줄 수는 없으니, 다시 붙어도 내가 할 말이 없는것이다. 미안한 마음이 크니까 별 말 안하고 있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맘 여린 남자친구님. 사실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기분이 나쁘면 자꾸 걱정하게 되는 것도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그냥 기다려주면 안될까. 라는 생각이다.
그냥 걱정 안하는 척하고, 그냥 신경 안쓰는 척하고, 그냥.. 그렇게 있으면 안될까..나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씨언어 우리반 아이들.
물론 버리자면 버릴 수 있겠지만, 그러자니 인생이 불쌍해서 내가 따로 시간을 내서 애들을 가르치기로 한건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코딩 솜씨가 한번 두번 한다고 해서 느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문법을 익히고 나면 그 담부턴 순전히 알고리즘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달린건데, 이런 언어를 지금 문법도 한번씩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주고 짜보게 하고 또 생각하게 하고 그런 일들을 다 하려니, 애들은 점점 늘어날 기세만 보이지 줄어들 기세는 전혀 안보이니, 이거 진짜 은근히 스트레쓰 받게 만들더이다.

그리고 논문.
사실 지금 이렇게 딴 생각할 여유가 없는데, 하루에도 논문을 몇개씩을 읽으며, (물론 수업과 과제와 잡일을 병행하며 말이죠)
그 논문들을 어떻게하면 improve 시킬 수 있을지를 빨리 캐치해야하는 것이,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가장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는데,
지금 나는 그런 것들을 어제도 그제도 단 하나도 못하고, 자꾸 여러 사람들에게 시달려 있었던 것이다.

여기도 신경 써야하고 저기도 신경 써야하고, 답문 안보낸다고 삐지는 사람들은 도대체 몇명이며, 내가 지금 신경 쓰이게 한 사람들도 역시나 도대체 몇명이며..
안그래도 공부 때문에 머리 아픈데 왜 여기서 내가 이렇게 제자리를  맴맴 돌며 방황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날씨도 우중충하니 계속 피곤하게 만들고,
이제 상한 우유까지 들이키고 나서 우웩 -ㅠ- 뱉어버리고 나니까,

왜 이렇게 정말 구질구질하게 사는가 싶다.

6월이 다가오자마자,
정말 인생이 잔인하게 흘러가기 시작하는구나.

신기한 것은, 예전에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던 인연에게서, 나는 오히려 위안을 받고 있다는 것?
한때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애라고 생각했었는데..
분명 다른 애들과 더 친한데.. 이상하게 이번 학기에는 그 친구에게 자꾸 의지하게 된다는 것?
그놈이 무심한 면이 너무 강해서 예전엔 잘 적응 못했었는데.. 그런 면이 지금 나에겐 가장 편해서 그런것 같다.

남은 것은, 오로지 공부다.
만사 다 제치고 공부하다보면, 무언가가 정리가 되고 무언가가 해결이 나 있겠지.
6월만 버티자.

마음을 다시 독하게 먹어야하는 순간.

요다님. 저에게 힘을 주세요 ㅠㅠ


비 한번 참 시원하게 내린다.
우울해도, 차라리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내릴 땐, 차라리 기분이 좀 나아지곤 한다.

by jje | 2008/06/02 16:17 | life and..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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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 at 2008/06/03 01:12
난 그 시원한 빗속에서 교통카드를 잃어버렸다=0=
째순씨 화이팅!!
Commented by jje at 2008/06/03 22:22
ㅋㅋㅋㅋ 오늘은 확실히 좀 나아졌어 이제 체념 -ㅁ-; 나 싫다면 싫다는대로; 나 좋다면 좋다는대로 살아야지 흥 - -;;; 그나저나 교통카드는 왜 -_-;; 비랑 무슨 상관이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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